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우모(28)씨는 최근 들어 마트가 아닌 편의점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우씨는 “혼자 살기 때문에 소용량 제품을 파는 편의점을 자주 찾게 된다”며 “예전엔 채소나 고기를 들여놓은 편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요즘은 어디서나 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식비를 줄이려는 ‘편장족’(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편의점 업계도 신선식품 판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U는 지난달 업계 최소 중량의 1인분 소포장 쌀(150g)을 출시했다. 1인 가구 맞춤형 낱개 단위 쌀 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CU는 지난해 식재료 상품의 품목을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하는 등 장보기 채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상품 구색을 강화하고 있다.
CU는 지난 2월 삼겹살·목살 등 정육 상품을 500g 소포장 형태로 선보였고, 해당 상품들은 행사 기간 3일 동안 5만개 이상 판매됐다. 3월엔 소용량 ‘컵과일’ 상품을 대폭 리뉴얼했다.
GS25는 이달 ‘먹거리 혁명’ 2탄으로 소비자의 알뜰 쇼핑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2000원대 소용량 콘셉트의 ‘컵델리’ 상품 3종을 선보였다. 각종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2030세대를 겨냥해 제품을 개발했다는 것이 GS25의 설명이다.
특히 GS25는 일반 매장보다 다양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신선강화매장(FCS) 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FCS는 2021년 3곳을 시작으로 2022년 15곳, 지난해 말 253곳으로 1년 사이 매장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소비자들의 장보기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부터 매주 새로운 상품을 선정해 대폭 할인하는 ‘신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6월 3주차엔 ‘부추 250g’과 ‘대추방울 토마토 500g’ 등을 최대 39%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4주차엔 ‘깐양파 2입’, ‘절단대파100g’, ‘깐마늘 120g’ 등을 최대 40% 할인한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의점 장보기’가 유행하면서 소포장 신선식품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CU의 전년 대비 식재료 매출 신장률은 2021년 21.4%, 2022년 19.1%, 2023년 24.2%로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S25의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반찬류 매출도 전년 동기간 대비 26.7% 신장세를 보였다. 세븐일레븐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신선 식품 매출은 매해 두 자릿수이상 성장하고 있고, 올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신장했다. 특히 과일 및 채소 매출은 약 25%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 내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가 오니 돈을 절약하려는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편의점들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 맞춤형 신선식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