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통합돌봄 ‘시즌2’ 돌입…‘돌봄 민주주의’ 꽃 핀다

입력 2024-06-19 14:42 수정 2024-06-19 15:32

공공복지 영역을 넓힌 ‘광주다움 통합돌봄’ 정책이 21세기형 돌봄민주주의로 승화·발전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시가 공동체 회복을 위한 통합돌봄 ‘시즌2’로 공공복지 외연을 넓혀가는 작업에 착수했다.

광주시는 “통합돌봄 1주년을 맞아 개최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컨퍼런스를 계기로 통합돌봄 시즌2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19일 밝혔다.

‘시민의 힘으로 함께 하는 통합돌봄’을 주제로 전날 열린 컨퍼런스에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 돌봄 분야 종사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그동안 구체적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공공복지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시즌1이었다면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시민들이 서로 만나고 이웃이 이웃을 돌보도록 하는 시즌2가 뒤따라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이를 위해 ”일상적 돌봄 대상으로 여기던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뿐 아니라 집안에만 혼자 갇혀 지내는 청년과 중장년 등이 서로에게 돌봄의 손길을 내밀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강화해 자살과 고독사를 막고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덜어주는 복지체계도 서둘러 구축해야고 덧붙였다.

사회적 약자의 발언에 귀기울이고 투표권 행사와 더불어 정치·사회적 참여까지 끌어내는 총체적 돌봄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자발적 참여도를 높이자는 의미다.

이에 따라 ‘시즌2’ 첫해인 올해는 개인별 돌봄보다는 핵심적 열쇠인 관계 돌봄에 집중한다. 복지센터 등 거점 공간을 넘어 1인 가구가 서로 짝을 이뤄 안부를 확인하고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는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지난 4월 대인동에서 문을 연 ‘들랑날랑 커뮤니티 센터’가 대표적이다. 누구나 편히 드나들라는 뜻에서 이름 지은 이곳은 고독사와 의료사각 지대를 없애기 위한 통합돌봄 시즌2의 신호탄이다.

옛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일명 쪽방촌 거주민들의 공동 쉼터이자 식사와 세탁 공간 역할을 하는 이 센터는 소외된 이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서로를 보듬고 돌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는 들랑날랑 센터와 유사한 마을중심 공동체 돌봄공간을 지속해서 자치구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구 ‘쌍촌케어 돌봄 교실’ 남구 ‘느린 학습자 마을돌봄’ 북구 ‘우리동네 건강마을돌봄’ 광산구 ‘마을밥카페’ ‘사회적 처방 건강관리소’ 등 빈곤 1인 가구 등을 위한 거점형 돌봄시설을 늘려가는 중이다.

혁신적 복지모델로 꼽히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시즌1은 지난해 12월 7일 세계 24만 개 도시가 가입한 국제기구인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세계대도시연합이 공동 주관한 국제도시 혁신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출품된 61개국 332개 정책 가운데 가장 주목받았다.

1년 동안 진행된 통합돌봄 시즌1은 1만 5276명의 시민에게 맞춤형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지난해 이 정책을 벤치마킹한 지자체가 20여 곳에 달한다. 제주와 수원 등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본뜬 정책을 시행 중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끼니 한끼를 해결해주고 아픈 곳을 보살피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참정권을 보장하고 지켜주는 것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취약계층의 정치적 사회적 권리보장을 전제한 ‘돌봄 민주주의’가 통합돌봄을 밑거름으로 광주에서 활짝 꽃을 피우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