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전 세계 식량 위기, 조혼 및 아동 노동으로 이어져”

입력 2024-06-17 11:03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앞두고 충분한 식량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식량 배급량 감축이 아이들을 다양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월드비전이 발표한 보고서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구호 기관이 겪는 식량 배급량 감축 결과를 보여준다. 난민과 취약 가정은 매달 필요한 열량의 극히 일부만 지원받거나 아예 배급 대상에서 제외돼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아동 조혼 및 아동 노동, 정신 건강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

식량 배급량 감축 이전에는 하루 평균 두 끼를 먹던 아동들이 지난 1월에는 몇 끼를 먹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 ‘전날 한 끼 또는 식사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가족 구성원 중 굶주린 채로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8%로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에 달했으며 ‘밤낮으로 한 끼도 먹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46%에 달했다.

메리 은제리(Mary Njeri) 월드비전 글로벌 기아 대응 책임자는 “기후 변화와 분쟁, 코로나19로 인해 38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기아에 직면해 있으며 인도적 지원은 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동 조혼과 성폭력, 아동 노동, 아동 인신매매의 위험도 급격히 증가했다. 응답자 41%가 아동들이 ‘가정에서 폭력과 방임, 학대를 당하기 쉬운 환경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에서도 배급량 감축으로 인해 ‘소녀들이 조혼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응답한 부모는 30%에 달했다. 같은 질문에 아프가니스탄 응답은 97%에 달했으며 우간다 비디비디 난민촌에서는 75%의 가족이 미성년 소녀가 임신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등 5개 국가 5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21세기에 아직도 굶주리는 아동들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전 세계 지도자들은 분쟁을 해결하고 기후변화에 대처하며 피해 아동과 가족에게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조속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비전은 유엔(UN) 세계식량계획(WFP)의 최대 협력 파트너로 세계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 오고 있다. 지난해 월드비전은 세계식량계획과의 협력 사업을 포함해 총 46개국 2000만명 이상에게 식량과 현금 지원을 제공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