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세계 교회 역사] “사람이 하나님을 만들 수 없다”

입력 2024-06-17 05:50
안녕하세요. 더미션입니다.

저는 최근에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어렴풋하게 읽었던 때와는 사뭇 다른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노인이 했던 말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읽으니 감화, 감동이 폭풍처럼 밀려왔습니다. 단언컨대 이 책은 기독교 문학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자살한 작가에게 무슨 기독교 문학이냐고요? 그의 작품을 가지고 판단해보면 어떨까요. 헤밍웨이는 바로 이 소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탔거든요.

소설 속에는 어떤 불평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가난한 어부로서 노인은 자기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어부로서의 숙명과 책임, 부지런함과 당당함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망망대해에서 고기와 사투를 벌이면서 주인공 산티아고 할아버지는 자기 힘으로만 버티지 않습니다. 주기도문을 외우고 기도도 하면서 하늘의 도움을 구합니다. 자신의 배보다 큰 물고기를 배에 묶어서 귀항하면서 만난 상어들과도 싸우지만 결국 뼈만 남기고 모두 뺏긴 채 온몸의 힘은 다 빠집니다. 하지만 그는 그대로 쓰러지지 않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항구에 배를 대고 배의 돛을 어깨에 맨 채 집으로 향합니다. 5번이나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났고 마침내 누추한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잠을 청합니다. 마치 골고다로 향하는 예수님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또 소년 마놀린의 돌봄으로 힘을 내고 다시 내일의 만선을 향해 다짐합니다.

제가 읽었던 책은 한 출판사가 창립 기념으로 낸 책이었습니다. 표지 그림은 노인이나 바다, 돛단배 대신 상처 난 손을 그려 넣었습니다. 125쪽을 모두 읽은 뒤에야 이 그림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은 바다 한가운데서 노인이 거대한 물고기(말린 또는 청새치)와 2박 3일간 사투를 벌이며 잡고 있던 낚싯줄에 긁힌 상처였습니다.

‘노인과 바다’는 산티아고 할아버지가 남긴 어록으로도 유명하지요.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 “희망을 버린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희망이 없다는 건 죄악이야.” “좋은 일은 오래가지 못하는구나.”

이번 한 주도 주님께 우리의 모든 상황을 맡기면서, 동시에 우리의 맡겨진 소임을 다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이번 주 교회사 속 주인공은 앤 애스큐, 블레즈 파스칼, 라인홀드 니버, 매튜 헨리입니다. 이분들 역시 자신의 상황 속에서 맡겨진 일을 충실히 감당했습니다.


1963년 6월 17일 미국 대법원은 주 공립학교에서 주기도문이나 성경 구절 암송을 요구할 수 없다는 ‘8-1 판결’을 내립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만들 수 없다” 화체설 부인한 영국 여인
1546년 6월 18일 영국 시인이자 개신교 신자인 앤 애스큐가 성체 변모 교리 또는 화체설(성찬의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다는 생각)을 부정했다는 이유로 정죄를 받습니다. 고발인들은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몸을 만들 수 없다고 말하는가”라고 질문하자 그녀는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었다는 것은 읽었지만 사람이 하나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읽지 못했고 앞으로도 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팡세’ 파스칼 출생
1623년 6월 19일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이며 기독교와 얀센주의의 변증가인 블레즈 파스칼이 태어났습니다. 그는 12세 때 유클리드 기하학에 몰두해 16세 때 ‘원추곡선론’을 썼고 그 후 1642년 계산기를 발명했습니다. 파스칼은 확률론, 수론(數論) 및 기하학 등에 걸쳐서 공헌한 바가 큽니다.


초기에는 자유사상가들과 어울렸으나 종교적 체험 이후 포르 르와얄 수도원에 들어가 기독교에 귀의했습니다. 엄격한 금욕종교인 얀세니즘에 귀의한 그는 인간의 위대함을 역설하는 스토아 철학, 삶의 허무를 강조하는 회의주의나 쾌락주의는 모두 인간의 삶이 지니는 모순 전체를 통찰하여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독교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기하학적 방법에 따라 확실성을 얻지만 그 확실성은 우리들의 제한된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기하학적 방법은 제1명제를 제공해 주기는 하지만 제1원리를 밝히지는 못하며 그것은 계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팡세’에 잘 드러나 있는데 여기서 그는 기독교 변증론을 설파합니다.

1987년 6월 19일 미국 대법원이 공립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칠 경우 창조론을 가르치도록 하는 루이지애나주 법을 무효로 했습니다.

라인홀드 니버 출생
1892년 6월 21일 미국의 신정통주의 신학자이자 윤리학자인 라인홀드 니버가 태어났습니다. 독일 이민 2세인 니버는 에덴신학교와 예일대 신학부를 나와 디트로이트에서 13년간 목사로 활동했습니다. 1928년 뉴욕 유니온신학교 교수로 초빙돼 32년간 기독교윤리학과 실천신학 강의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옥스퍼드,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등 여러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1939년 미국인으로서는 다섯 번째로 에든버러대의 기포드 강연 강단에 섰습니다. 그의 신학은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를 비롯해 후대의 수많은 신학자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칼 바르트, 폴 틸리히, 루돌프 불트만 등과 더불어 20세기 대표적인 신학자로 꼽히며 신학이라는 영역을 넘어 윤리학, 정치학에도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 미국의 대표적인 사상가로 평가받습니다. 강원용(1917~2006) 목사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대표작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비롯해 ‘기독교 윤리의 해석’ ‘인간의 본성과 공동체들’ ‘인간의 본성과 운명’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그는 거듭난 기독교인들이 늘어날수록 사회는 자동으로 변화될 것이며, 하나님 나라가 실현될 것이라는 피상적 낙관주의를 경고했습니다. 또 개인이 선하다 할지라도 집단의 악함 속에서는 쉽게 무너지게 된다는 사회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촉구했습니다. 문화에 도전하는 기독교를 주장했지만 정치, 성경, 그리스도의 본질에 대한 자유주의적 견해로 인해 보수주의자들과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의 동생 리처드 니버는 ‘그리스도와 문화’로 유명합니다.

431년 6월 22일 에베소에서 제3차 에큐메니컬 공의회가 열려 그리스도가 두 본성을 가진 한 인격이 아니라 두 인격이라고 주장하는 네스토리우스파를 정죄합니다.

주석가 매튜 헨리 별세
1714년 6월 22일 영국 웨일스 출신의 청교도 목사이자 성경 주석가인 매튜 헨리가 별세합니다. 그는 성경 해설을 목회의 중심으로 삼았고 날마다 새벽 4~5시에 일어나 시간을 최대한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1704년 ‘성경 주석’을 집필하기 시작해 사도행전까지 탈고한 뒤 171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신구약 주석’으로 잘 알려진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매튜 헨리 주석’으로 출판되고 있습니다. 찰스 스펄전, 조지 휫필드가 그의 강해서를 애용했다고 합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