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최근 금융권과의 협업을 늘리며 이색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이 단순히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과자 등을 소비하는 곳을 넘어서 재테크까지 할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재테크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에 맞춘 전략이기도 하다.
편의점 CU는 우리은행의 자체 캐릭터인 ‘위비프렌즈’를 활용해 신제품 빵을 출시하고 이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증정한다고 16일 밝혔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최근 금융당국에서 코인처럼 가상자산으로 인정했다.
우리은행 위비프렌즈는 6개 캐릭터로 이루어져 있다. CU는 커피·치즈·말차번 3종을 출시하면서 위비프렌즈의 캐릭터를 포장재 디자인에 적용했다. 빵 포장지에는 NFT를 발급받을 수 있는 QR 코드가 프린팅돼 있다. 우리은행 앱을 통해 접속하면 NFT를 발급받을 수 있다.
편의점 업계가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겨냥해 금융권과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CU는 지난 4월에 이어 2차 금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3일 다양한 카드형 금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최대 499만원짜리 제품도 있다. CU는 지난 1차 판매 당시 카드형 금 상품을 판매해 1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재테크를 중시하면서 편의점의 주 이용층인 MZ세대를 제대로 겨냥한 결과다.
비트코인도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이마트24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손을 잡고 출시한 도시락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마트24는 지난달 ‘비트코인 도시락’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거의 한 달 만에 팔릴 물량이 10일 만에 팔리는 흥행을 거뒀다.
편의점의 주 사용층이 20~40대인 만큼 금융권과 결합한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성비와 각종 혜택 등을 꼼꼼히 따지는 이들에게 맞춤형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톱2’ 편의점 CU와 GS25는 각각 은행권과 제휴를 맺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CU는 페퍼저축은행과 함께 최대 6% 금리의 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GS25는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고 금융특화점포를 지정, 골드바 한정판 등을 판매했다. 그 외에도 삼성화재, DB 보험 등 보험회사와의 협업도 시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식품업체 등과 컬레버레이션한 제품들을 내놓았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이 편의점에 가야만 찾을 수 있는 상품들을 고려하다 보니 금융권을 비롯해 다양한 업계와 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