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현(31·프롬바이오)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배소현은 13일 충북 진천군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5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달 말 자신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54번째 대회인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프로 데뷔 8년만이어서 감격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상승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내셔널 타이틀인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배소현의 첫날 경기력은 메이저대회 코스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발군이었다.
올 시즌 KLPGA투어 장타 부문 7위에 랭크될 정도로 장타가 주특기인 배소현은 6756야드의 긴 전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호쾌한 티샷을 날렸다. 페어웨이 폭이 20~25m로 좁아 티샷 정확도가 50%에 그쳤지만 컴퓨터 아이언샷과 신들린 퍼트감으로 그것을 만회했다. 이날 배소현이 기록한 아이언의 그린 적중률은 77.8%, 온그린시 퍼트 수 1.6429개였다.
10번 홀(파5)에서 출발한 배소현은 내리 3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기세를 올렸다. 15번홀(파4)에서 옥의 티인 보기가 나왔으나 18번홀(파4), 후반 7번홀(파5)에서 각각 버디를 추가해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배소현은 “이 코스에 3번째 출전하는데 항상 쉽지 않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 주변 러프가 길어 티샷은 부정확했지만 쇼트게임에 집중하면서 파세이브에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라고 1라운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솔직히 이야기하면 생각보다 스코어가 좋지는 않아 아쉽다. 하지만 한 홀에서 무너질 수 있는 코스여서 긴장을 놓지 않고 최대한 비우면서 플레이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라며 “3일이 더 남았다. 차분하게 메이저 대회 답게 한타한타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승에 대한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이번 대회 욕심이 난다. 티샷과 퍼터가 나쁘지 않아 기대된다”면서 “첫 승을 거둔 뒤 여유가 조금 생겼다. 내일도 한타한타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오늘 아쉬운 부분 보완해 내일 라운드를 준비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배소현과 동반 플레이를 한 정윤지(23·NH투자증권)가 3언더파 69타를 쳐 노승희(23·요진건설)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2022년 이 대회에서 오구 플레이를 늑장 신고해 3년 출장 정지를 받았다가 1년 6개월로 경감 받아 투어에 복귀한 윤이나(21·하이트진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윤이나는 2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한 윤이나는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