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철도 1호선 경산 하양 연장선 신설 역명이 또 도마에 올랐다. 8글자 역명이 너무 길다는 대구교통공사와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라는 경북 경산시의 입장이 부딪치고 있다.
대구교통공사는 연말 개통 예정인 도시철도 1호선 경산 하양 연장선 신설 역명 변경을 경산시에 요청했다.
대구교통공사는 역명이 이용자가 인지하기 쉽도록 단순하고 간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산시가 지난해 말 하양 연장구간 2개 역사의 명칭을 지역명과 학교명이 혼합된 ‘부호경일대호산대역’ ‘하양대구가톨릭대역’으로 결정해 부르기 힘들다는 것이 대구교통공사 생각이다.
대구교통공사는 3개 명칭이 혼합된 부호경일대호산대의 경우 길고 복잡한 역명 때문에 이용객 불편이 예상되고 긴급 상황 때도 긴 역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양대구가톨릭대역도 국철 하양역과의 환승역임에도 불구하고 역명 혼란으로 인한 환승 저조, 관련 민원 증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승객들이 역명을 줄여 부를 것으로 예상돼 당초의 역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노선도와 안내시스템 일관성 유지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기존 전동차 객실 안내 표시기가 최대 7자만 인식하도록 돼 있어 새로 시스템을 교체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대구교통공사는 부호경일대호산대를 부호역으로, 하양대구가톨릭대를 하양역으로 변경해 줄 것을 경산시에 요청했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불편사항 해결을 위해 역명은 인지하게 쉽도록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산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시민의 입장이 최우선으로 고려된 최적의 역명을 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산시는 난감한 상황이다. 앞서 역명 결정 때 역 인근의 경일대와 호산대, 대구가톨릭대와 대구대가 역명 경쟁에 나서면서 열기가 과열됐고 경산시는 고심 끝에 역명에 대학의 이름을 모두 넣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에도 긴 역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경산시 관계자는 13일 “지역과 대학들과의 상생을 위해 불가피하게 지역명과 대학명을 합쳐 역명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대구교통공사의 요청에 대해서 해당 대학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