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 전 도쿄대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95세.
1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건축설계 사무소 ‘마키 앤 어소시에이츠’는 마키 전 교수가 지난 6일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형 건설사인 다케나키공무점 회장을 지낸 다케나카 도에몬의 외손자인 고인은 1928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GSD)에서 건축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0년 나고야대 도요타 강당으로 일본 건축학회상을 받은 그는 1965년 일본으로 돌아와 건축 사무소를 설립했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모교인 도쿄대 교수를 지냈고 1993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이는 스승 단게 겐조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다.
고인은 일본 건축을 세계가 주목하게 한 ‘메타볼리즘’ 운동의 주역 중 한 명이다. ‘신진대사’를 뜻하는 메타볼리즘은 도시와 건물이 유기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사조다.
생전에 도쿄체육관, 교토 국립 근대미술관, 도쿄 스파이럴 빌딩 등을 설계했으며, 9·11 테러로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 터에 지은 제4세계무역센터(4WTC)도 그의 작품이다.
대표작은 도쿄 다이칸야마의 힐사이드 테라스 아파트로 구불구불한 통로와 녹지 사이에 있는 저층 건물이 특징이다. 고인은 “건축물이 들어설 장소와 건축물이 조화롭게 완성돼 새로운 기능을 자극하는 설계가 좋은 건축이며, 건축물과 장소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건축에서의 휴머니즘을 강조해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