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비해 분기마다 교·사대의 교육 인프라를 점검한다. 교사 역량에 따라 교실별로 AI 교과서 도입 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교사 양성 대학들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사립대에 설치된 사범대의 경우 디지털 교육 인프라가 부족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교·사대 등 교원 양성 대학과 분기마다 협의회를 갖고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전국 사범대 학장들은 지난 7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AI 교과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대학의 교육 인프라 격차가 예비 교원의 역량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범대 학장들은 초·중·고교에는 전자칠판에 태블릿PC를 쓰고 있는데 정작 대학에서는 경험하지 못하고 졸업하거나 실습을 나가는 학생들이 있어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립대에는 코로나19 당시 조성된 미래교육센터가 있어 사정이 낫지만 사립대는 예비교사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해 출신 대학에 따라 교원의 역량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AI 교과서 도입 상황에 맞춰 분기마다 쟁점과 현안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AI 교과서는 내년 새 학기부터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과목에 도입되고, 2028년까지 국어·사회·과학 등 주요 과목 전체로 확대된다. 다만 학생 발달 단계와 과목 특성을 고려해 초1~2학년과 고교 선택과목, 예체능은 제외한다.
교육부는 AI 교과서가 도입되면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자기주도학습과 수준별 맞춤형 교육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교과서가 학생의 성취도를 분석해 ‘느린 학습자’에게는 기본개념을, ‘빠른 학습자’에게는 토론·논술 등 심화학습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다만 수업은 전적으로 교사가 이끌어가는 것이어서 교사의 AI 교과서 활용 역량이 수업의 질에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사범대 학장들은 내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사들이 가르칠 수 있는 교과인 ‘자격증 표시과목’을 유연하게 조정해달라고 건의했다. 교사 자격증이 나오는 과목을 다양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맞춰 수업을 선택해 들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서는 고교에서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야 한다. 현재 교원 자격증 표시과목과 취득 방식 등을 규정한 ‘교원자격검정령’이 낡은 규제란 주장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