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어머니 “수사단장 명예회복 간곡히 부탁”

입력 2024-06-12 14:07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중앙지역 군사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가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의 명예 회복과 선처를 요청했다.

그는 12일 언론에 공개한 편지에서 박 대령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님 등 관계 당국에 감히 호소드린다”며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 보고서에서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를 제외하라는 상부 지시를 거부해 지난해 8월 국방부로부터 해임당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화가 났지만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수사가 잘 될 거라는 마음 때문이었다”며 “그런데 지지부진하고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의 심정을 적어본다”고 공개서한의 취지를 밝혔다.

그는 “7월 19일이면 저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인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고 엄마의 입장에서 염려가 되고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채 상병 어머니는 해병대원들에게 수중 수색을 지시하면서 왜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았는지, 수영 가능 여부를 확인했는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그날 물속에 투입을 시키지 않아야 할 상황인데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종자수색을 하라고 지시를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라며 “수영 여부를 확인했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아들은 아토피 때문에 수영을 못 하고 해병대 훈련 과정에서 강습을 몇 번 받은 게 전부라는 게 채 상병 어머니의 설명이다.

그는 경찰 수사 관계자들에게 “밝혀져야 할 부분은 마땅히 밝혀져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업무가 산적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투명하게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부탁했다.

끝으로 “또 장마철이 다가온다”와 “저희와 약속했던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해서 다시는 우리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시고 아들이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