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 사이에서 ‘잇몸으로 피는’ 담배 진(ZYN)이 빠르게 유행하고 있다. 궐련 담배와 비교해 냄새가 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진은 동그란 통에 티백보다 작은 파우치 15개가 들어있다. 정제된 순수 니코틴이 이 파우치에 들어있어 잇몸이나 입술, 뺨 안쪽에 넣으면 20분에서 1시간에 걸쳐 니코틴이 몸에 흡수된다. 가격은 평균 8달러인 궐련 담배에 비해 저렴한 5달러다. 2023년에만 약 3억4000만통이 팔렸다.
미국 젊은이들의 틱톡에서는 운동하면서, 일하면서 진을 사용하는 영상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 Z세대 사이에선 틱톡을 통해 바이럴이 되고 있다. 진을 냉장고 가득 쟁여놓은 영상부터 술잔에 진을 넣어놓고 보드카를 부어 함께 마시는 영상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을 사용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유해성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고 청소년 흡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성균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SBS에 “니코틴 파우치는 크게 두 가지의 메시지를 가지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첫 번째는 건강에 덜 해롭다는 것”이라며 “불에 태우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건강에 덜 해롭다고 하지만 제품 자체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마케팅은 맛과 향이다. 진 같은 경우 던킨 도너츠 같은 도넛에 니코틴 파우치를 넣어놓기도 한다. 청소년이 좋아하는 맛과 향으로 사용을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도입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내비쳤다. 이 센터장은 “한국이란 나라는 새로운 것에 빨리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담배회사들은 새로운 제품을 테스트해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특히 이미 한국에 진출해 있는 필립모리스, BAT(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는 이미 니코틴 파우치 브랜드를 갖고 있다. 필요시 바로 수입해오든 제조하든 한국 시장에 바로 제품라인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