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재상장후 ‘-70%’… 암호화폐 사업 축소 우려에 급락

입력 2024-06-12 06:00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암호화폐 서비스를 연달아 축소하면서 위믹스 코인 시세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개발한 암호화폐다. 게임에서 번 가상의 돈을 위믹스로 바꿔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개념이다. 지난해 5월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십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11일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위믹스는 오후 3시 5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9.46% 급락한 개당 1522원에 거래되고 있다. 빗썸에 재상장된 직후 기대감으로 장중 한때 6195원에 거래됐던 위믹스는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고가에 위믹스를 산 투자자라면 현재 7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만 60% 넘게 오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는 정반대되는 흐름이다.

위믹스 사업을 주도한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이 지난 3월 갑작스럽게 대표에서 물러난 데다 최근 위메이드가 위믹스 생태계 확장과는 정반대되는 결정을 내리고 있어서다.

위메이드는 10일 블록체인 지갑 서비스 ‘우나 월렛’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나 월렛은 위믹스를 포함해 서로 다른 여러 디지털 자산을 지갑 하나로 관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위메이드가 지난해 야심 차게 내놨지만 출시 6개월 만에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달에는 위메이드는 또 다른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플레이 월렛’의 국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위메이드가 관련 사업을 축소하면서 위믹스를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현재 미신고 가상자산 영업 의혹을 받고 이에 관한 서울남부지검 수사를 받는 것이 관련 사업 축소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지갑이나 거래소 서비스는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 접근 권한이 있는 개인 암호키를 지급하지 않고 서비스하려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는 “사업 축소가 아니라 재편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믹스는 2022년 12월 원화마켓 거래소 협의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에 제출한 계획서와 유통량이 다르고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점이 지적돼 원화거래소에 상장폐지됐다. 다만 이듬해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에서 재상장에 성공해 현재 거래 중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