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시간 일하고 6만원의 일당을 받는 ‘충북형 도시농부’가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농가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도시농부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농가의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농부는 20∼75세 청년, 은퇴자, 주부 등 비농업 유휴인력을 농가에 연결해주는 것이다. 참자들은 하루 4시간 일한 뒤 6만원을 받는다. 6만원 중 40%(2만4000원)는 도와 시·군이 보조한다. 나머지 60%는 농가 부담이다. 이동거리에 따라 1만~2만5000원의 교통비도 준다. 작업 중 다칠 경우에 대비, 상해보험 가입도 이뤄진다. 사전 교육 이수자에 2만~4만원이 지급된다.
도와 시·군은 도시농부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46억45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이미 사업비 대부분이 소진돼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10일 기준 1만4000여 농가에 5만여명의 도시농부가 농가에 투입됐다. 도시농부는 작물 재배 기초교육을 받고 고추 식재, 감자, 양파 깨기 등 영농현장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농가와 도시농부 모두 80% 이상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550명과 도시농부 547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동안 서면 방식으로 실시됐다.
도는 도시농부들을 귀농·귀촌으로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청주의 한 영농법인 관계자는 “주로 외국인 인력을 고용
하다가 언어 소통과 이탈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도시농부를 통해 안정적으로 일손을 확보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에 많게는 6~7명의 도시농부를 활용하고 있다”며 “농가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어 도시농부가 없으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이라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도농 상생 일자리사업인 도시농부가 새로운 인력지원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만성적인 농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은 물론 도시 유휴인력에게 건강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