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호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최종전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상대 중국이 최종예선 진출의 기로에 서 있는 만큼 한국 역시 총력전에 나설 전망이다.
김도훈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은 1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2차예선 중국과의 최종전에 나서는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은 “영상을 보고 중국의 경기 계획에 대비했다”며 “선수들과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롱볼과 역습에 능한 중국이기에 이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싱가포르 원정 경기에선 선수들의 골 감각이 절정에 달해 7대 0으로 크게 이겼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나란히 멀티골을 터뜨렸고 주민규(울산),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울버햄프턴)도 가세하며 7골 차 대승에 쐐기를 박았다.
역대급 골 잔치를 벌인 만큼 선수단은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린 상태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주장 손흥민도 “선수단이 좋은 분위기 속에 있다”고 전한 뒤 “내일 경기도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반면 중국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번에 한국의 대량 득점을 막지 못할 시 일찌감치 월드컵 여정에서 짐을 쌀 수 있다. 한국이 이미 4승1무(승점 13)로 C조 1위를 확정한 가운데, 중국이 지난 5차전에서 태국과 1대 1로 비긴 탓에 2위 싸움이 치열해졌다. 중국이 2위(승점 8·2승2무1패)로 태국(승점 5·1승2무2패)을 앞서 있지만, 최종전에서 순위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득실 차가 관건이다. 현재 중국은 득실 차 +1, 태국은 득실 차 -2를 기록 중이다. 태국이 싱가포르를 잡고 중국이 한국에 2~3골 이상 내준 채 패하면 3위로 밀려 최종예선 관문을 넘을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월드컵 본선 참가국을 종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했음에도 본선 진출이 좌절된다면 최악의 국내 여론을 맞닥뜨릴 수 있다.
중국의 총력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물러설 수 없다. 동기는 충분하다. 향후 유리한 조 편성을 위해 톱 시드를 사수해야 한다. 최종예선 조 편성은 20일 발표되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23위 한국은 일본(18위), 이란(20위)에 이어 아시아 3위로, 남은 한 자리를 두고 호주(24위)와 경쟁 중이다. FIFA 랭킹 포인트도 한국(1563.99점)이 호주(1563.93점)보다 불과 0.06점 앞서 있어 11일 6차전에선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