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허허벌판’ 춘천 캠프페이지…공원‧주거시설 갖춘 신도시 변신

입력 2024-06-10 13:29

강원도 춘천시가 19년째 ‘허허벌판’으로 남겨진 옛 캠프페이지를 공원·주거‧상업시설을 갖춘 신도시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근화동 캠프페이지 개발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 혁신지구 공모사업에 지난 7일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캠프페이지 부지는 51만5000㎡다. 축구장(7140㎡) 72개를 합쳐 놓은 규모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산업·상업시설(15만㎡), 주거단지(9만㎡), 공원(27만㎡)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2조7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이곳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혁신지구 후보지로 선정됐다. 공공이 주도해 쇠퇴지역 안에 산업·상업·주거·복지·행정 등 기능이 집적한 지역거점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8월쯤 최종 사업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되면 5년간 국비 250억원, 행정‧건축규제 완화 등 혜택을 받는다.

춘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노른자위 땅인 옛 캠프페이지는 1951년부터 미군이 주둔하다가 2005년 3월 철수하며 폐쇄됐다. 2007년 국방부에 반환된 후 2011년까지 부지 내 오염된 토양에 대한 환경정화작업이 진행됐다.

2016년에는 시가 1217억원을 내고 국방부로부터 부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미군이 떠난 이후 19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터로 남아있다.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캠프페이지 개발 방향이 틀어졌고, 그때마다 지역사회에서 찬반논란이 들끓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서다.

이번에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춘천시 이통장연합회는 지난 5일 춘천시청에서 캠프페이지 개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이통장연합회는 “이 사업은 캠프페이지의 황폐해진 모습을 탈피하고, 첨단산업, 문화, 주거, 공공시설 등이 공존하는 쾌적한 미래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라며 “개발을 통해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는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대규모 개발사업 난립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은 물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방적이고 졸속인 캠프페이지 공원계획 변경과 혁신 지구 공모 신청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졸속 추진은 아니며 오랫동안 과정을 만들어 온 것으로 관계 기관과 협력해 절차대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개발을 놓고 수년간 지속한 논란을 미래도시를 위해 매듭지을 시기다. 침체한 캠프페이지 일대뿐만 아니라 춘천을 살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