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선고를 앞두고 보호관찰관 인터뷰를 한다. 보호관찰관 인터뷰는 중범죄 피고인 형량 결정을 위한 사전 조사 차원의 통상적인 절차이지만 전직 대통령이 대상인 된 건 처음이다.
NBC방송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0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뉴욕시 보호관찰관과 화상 면담을 한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호관찰관 인터뷰는 선고를 앞둔 중범죄자의 범죄 이력, 재정 상태, 정신 건강, 신체 상태, 중독 문제 등을 파악하고 생활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 보호관찰관은 피고인이 자신의 재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고, 이를 바탕으로 형량 권고 사항 등을 담은 ‘선고 전 보고서’를 작성해 판사에게 제출한다. 원래는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10층에 있는 보호관찰소에서 진행돼야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 직원들이 따라다녀야 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화상 인터뷰가 허용됐다.
피고인 입장에선 보호관찰관에게 자신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가벼운 처벌을 받아야 할 이유를 설명할 기회도 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와 재판 자체를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해 온 만큼 정상참작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트럼프 측 토드 블랑시 변호사도 배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그들(민주당)은 법무부를 무기화했다”며 “국경이 뚫렸고 금리가 높은 데다 세금도 이전에 보지 못한 수준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방법은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는 내가 백악관 집무실에 도착하면 팁 근로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팁에 대한 과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과거 재임 중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 대전 전몰 미군을 ‘호구’, ‘패배자’라고 폄훼했다는 보도에 대해 “급진 좌파 미치광이가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미군 전사자가 묻힌 앤마른 묘지를 찾아 “전몰자 추모는 일국이 민주적 가치를 얼마나 지지하는지의 척도”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군 전사자 폄훼 보도를 거론하며 그를 비판해 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