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세계 교회 역사] 기독교, 우주의 당혹스런 수수께끼에 대한 확실한 대답

입력 2024-06-10 05:55
안녕하세요. 더미션입니다.
6월 둘째 주로 접어듭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예보입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많다고 합니다. 자외선 지수도 심한 편이니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주요 일간지 신간 코너에는 ‘폭염 살인’이라는 책이 소개됐습니다. 여름 시즌에 딱 맞는 책인 것 같은데요. 소개 글을 보니 더위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허리케인, 산불 등 다른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를 전부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2019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48만90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더위의 위력이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에어콘에만 의지할 수 없습니다. 에어콘은 더위의 해결책이 아니지요. 열기의 위치만 바꾸는 도구일 뿐입니다. 책에는 나무의 역할도 소개합니다. 나무는 오염된 공기를 정화할 뿐 아니라 땅에서 물을 빨아들여 잎으로 배출하면서 공기를 시원하게 만들어줍니다. 또 무성한 잎과 수많은 가지가 그늘을 형성해 시원하게 해주지요. 실제로 나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온도를 비교했더니 무려 15도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스 파리는 2026년까지 17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지요.

이번 주 세계 교회 역사는 주로 책 이야기가 많습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의 저자 스토 부인, 영국의 추리작가이자 기독교 변증가, ‘정통’의 저자 G K 체스터턴, 그리고 미국 주일학교 교재를 선구적으로 편찬한 데이비드 C 쿡의 이야기는 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살필 수 있습니다.

가을보다 여름이나 겨울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춥거나 더울 때가 오히려 책 읽기에 좋은 걸까요. 스마트폰을 주야장천 비비며 살 것인가, 책을 읽으며 정신을 고양할 것인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해야 하겠습니다.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이 10명 중 6명이라는 이 참담한 시대에, 책의 사람들은 이런 난국을 거슬러 살아가기를 바라봅니다. 개인적으로 체스터턴의 ‘정통’을 사놓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요. 이번에 꼭 읽어보려고 합니다. 같이 읽어보시렵니까.


교회학교 교재의 선구적 발간
1850년 6월 11일 주일학교 교재의 선구적 발행인 데이비드 C 쿡이 미국 뉴욕 이스트 우스터에서 태어납니다. 그가 1927년 별세할 때까지 그의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주일학교 교재 출판사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데이비드 C 쿡 홈페이지 모습.

설립자의 이름을 그대로 회사명으로 사용하는 데이비드 C 쿡은 현재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본사를 둔 비영리 기독교 출판사 및 문화 선교 사역 단체입니다. 주일학교 커리큘럼 제공업체로 시작해 소설, 논픽션 도서를 출판하고 장난감과 게임 같은 보조 자료도 배포했습니다. 전 세계 어린이 사역을 위해 현지 언어로 번역된 ‘라이프 온 라이프’ 커리큘럼과 ‘액션 성경’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1995년 본사를 시카고에서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이전했으며 2007년 사명을 ‘데이비드 C 쿡’으로 변경하기 전까지 ‘쿡 커뮤니케이션 미니스트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습니다. 데이비드 C 쿡은 1993년 킹스웨이, 1995년 스크립처 프레스·빅터 북스, 2011년 인테그리티 뮤직을 인수하면서 문화선교 사역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는 프란시스 챈, 게리 토마스, J. 워너 월리스 등이 있습니다. 수년간 다양한 시대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기독교 영웅들의 모험 이야기를 담은 기독교 만화책 ‘선데이 픽스’를 출판했습니다.

미국 주일학교 운동의 저자이자 지도자인 쿡은 1875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는 시카고 대 화재로 집을 잃은 어린이들에게 저렴한 교육 자료를 제공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인쇄소에서 인쇄공으로 일하고 시카고 주변 주일학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쿡은 대부분 주일학교 교재가 ‘신학이 부족하거나 디자인이 빈약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아내인 마거리트와 함께 좋은 주일학교 교재의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문사인 ‘우리 주일학교 보석(Our Sunday School Gem)’을 설립한 후 출판사를 시작했습니다. 20세기가 되면서 회사는 교외의 더 큰 시설로 이전했고 1920년대까지 50개 이상의 타이틀을 제작했고 연간 발행 부수는 200만부를 기록했습니다.


1744년 6월 12일 뉴잉글랜드 인디언 선교사 데이비드 브레이너드가 장로교 목사로 안수를 받습니다. 이후 3년 동안 선교 활동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29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사망합니다.


1525년 6월 13일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수도원에서 빠져나온 16세 연하의 캐서린 폰 보라와 결혼합니다.


미국 남북전쟁을 촉발한 책을 쓴 여성
1811년 6월 14일 미국 코네티컷 주 리치필드에서 ‘톰 아저씨의 오두막’ 저자이자 회중교회 목사인 라이먼 비처의 딸인 해리엇 비처 스토가 태어납니다. 1863년 그녀가 에이브러햄 링컨을 만났을 때 링컨은 “당신이 바로 이 위대한 전쟁을 일으킨 책을 쓴 작은 여자였군요!”라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미국인들의 양심에 호소해 남북전쟁을 촉발시킨 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예무역으로 팔려온 아프리카 흑인들이 미국 땅에서 겪는 참상을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에 비추어 세세하게 묘사했습니다. 노예제의 참상을 접한 후 사회 부조리에 눈뜬 스토는 노예의 도망을 도와준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도망노예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자 이에 항의하는 소설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저자는 노예였던 과거에서 벗어나 북부에서 활동하던 흑인 목사 조시아 헨슨을 모델로 ‘톰 아저씨’라는 인물을 창조합니다. 자상하고 관대한 주인 부부 덕분에 별다른 걱정 없이 생활하던 톰 아저씨는 주인집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자 팔려갈 위기에 처하고 도망 중 좋은 주인을 만나지만 결국 다시 악독한 농장주에게 팔려가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 묘사하고 있는 노예들의 생활, 그들을 구속하는 노예제도는 참혹하고 야만적입니다. 노예들은 새벽부터 한밤까지 쉼없이 혹사당하는 짐승 같은 생활을 하면서 채찍에 맞아 죽거나 감금당해 굶어 죽기도 합니다. 주인들은 노예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소모품처럼 그들을 내버립니다. 작가는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과 목격담을 토대로 이야기를 써 내려감으로써 당시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했고 이는 사회 곳곳에서 긍정적인 논쟁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기독교 신앙이야말로 우주의 당혹스러운 수수께끼에 대한 확실한 해답이다”
1936년 6월 14일 영국 작가 G K 체스터턴이 62세로 별세했습니다. 그의 부고를 쓴 T S 엘리엇부터 오랜 친구이자 토론 상대였던 H G 웰스까지 작가들은 슬픔을 표했습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 교황 비오 11세는 그를 신앙의 수호자로 선포했습니다.


체스터턴은 영국의 기독교 변증가이자 언론인, 비평가, 시인, 수필가, 소설가, 단편작가입니다. 호탕한 성격과 육중한 체구로도 유명하며 ‘역설의 거장’으로 불립니다. 187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세인트폴 스쿨을 졸업하고 슬레이드 아트 스쿨에서 미술을,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체스터턴의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브라운 신부 이야기’는 잡지에 먼저 게재되었고 이후 다섯 권의 단행본이 차례로 출간됐습니다. 브라운 신부의 실제 모델은 그의 친구인 존 오코너 신부로 알려져 있는데 브라운 신부의 역설적이고도 기지 넘치는 발언들은 1922년 성공회에서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한 작가 자신의 모습과 종종 겹치기도 합니다. 항상 우산을 들고 다니는 브라운 신부의 이미지가 유명해져, 우산을 탐정의 상징으로써 사용하던 기존 출판사들이 모두 이를 바꾸어야 했을 정도로 당시 영국 추리 소설계에 체스터턴과 브라운 신부가 미친 영향은 컸다고 알려집니다.

체스터턴은 저널리스트로서 4000편이 넘는 신문 칼럼을 기고했으며 자신의 주간지를 직접 편집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는 당시 지성인들인 조지 버나드 쇼나 웰스, 버틀란드 러셀 등과 논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당시의 기록에 따르면 체스터턴이야말로 그 모든 논쟁들의 승자였다고 합니다.

추리 소설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비롯해 ‘목요일의 사나이’(1908년) ‘찰스 디킨스’(1906년) ‘성 토마스 아퀴나스’(1933년) 등 신학 전기 미술 시 등 다방면에서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습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체스터턴을 두고 “에드거 앨런 포보다 더 훌륭한 추리 소설가”라는 헌사를 바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애거서 크리스티, 어니스트 헤밍웨이, J R R 톨킨, C S 루이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레이엄 그린, 마셜 맥루언 등 후대의 대표적 문인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의 ‘정통’(orthodoxy)은 유물론 진화론 과학주의 회의론 니체주의 자유사상 등에 대한 치밀하고도 명쾌한 비판을 담은 책으로 유명합니다. “12살 때는 이방인이었고 16살에 이르러는 완전한 불가지론자가 되었다”는 고백처럼 그는 기독교 신앙을 배척하는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세상 사조들, 넓게는 세상과 인생에 대한 집요한 물음과 정답을 향한 치밀하고도 분석적인 사고 때문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철학과 시, 유머를 배합합니다. 그는 “정통신앙이야말로 우주의 당혹스러운 수수께끼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답”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시대를 지배하는 사조들에서 모순과 거짓을 발견한 반면, 매력 없고 심지어 허구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허술한 기독교에서 ‘역설적 진리’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다른 모든 철학들은 진리로 뻔히 보이는 것을 말해 준다. 하지만 유독 이 철학만은 진리로 보이지 않지만 실은 진리인 것을 거듭해서 말해 주었다. 모든 신조 가운데 오직 이 신조만이 매력적이지는 않아도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