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명 외국어앱에 “동성애 콘텐츠 삭제하라”

입력 2024-06-07 18:30
듀오링고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당국이 유명 외국어 학습 서비스 업체의 동성애 콘텐츠를 삭제 조치했다. 자국 내 동성애 선전 금지 조치에 따른 대처다.

7일 미국 CNN과 디지털투데이 등에 따르면 외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앱) 듀오링고는 최근 러시아 통신규제기관 로스콤나조르(Roskomnadzor)의 요청을 받고 동성애를 선전하는 내용이 담긴 콘텐츠를 삭제했다.

로스콤나조르는 최근 듀오링고에 서신을 보내 비전통적인 성적 관계와 LGBT(동성애)를 조장하는 자료를 게시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듀오링고에는 ‘I am neither girl nor boy(나는 소녀도 아니고 소년도 아니다)’와 같은 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문장이 학습 콘텐츠로 올라왔다.

듀오링고는 무료 외국어 공부 및 공개 모집 방식의 외국어 학습 서비스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구독자만 660만 명에 이른다.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 컴퓨터 과학 교수였던 루이스 폰 안과 그의 제자인 세버린 해커가 창업해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에도 상장됐다.

러시아에서는 2013년 ‘동성애 선전 금지법’이 제정된 이래 2022년 법 개정을 거쳐 동성애와 관련한 광고 등이 전면 금지됐다. 관련 법을 어기면 벌금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