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제너시스BBQ가 지난 4일부터 주요 가격제품에 대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당초 지난달 말 올리기로 했지만 두 차례나 미룬 결과다. 앞서 제과업체 롯데웰푸드 역시 가격인상 시점을 한달 미뤘다. 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물가 통계에 잡히지 않기 위한 나름의 ‘고육책’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은 2.0%를 기록하며 오름 폭이 확대됐다. 외식 물가상승률은 2.8%로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2.7%)보다 0.1% 포인트 웃돌았다.
통계 집계시 가공식품, 개인서비스 중 외식에 두는 가중치는 적지않은 편이다. 품목별로 전체 물가를 밀어올리는 데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지만, 쉽게 사들일 수 있는 먹거리인만큼 체감도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의 가중치는 전체의 8%에 이른다. 국제유가에 따라 변동성이 큰 석유류(4.6%)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외식은 전체의 13.8%가량을 차지한다.
이렇다보니 업계는 당장의 물가 통계에 잡히지 않게끔 가격 인상시점을 조정하는 게 일종의 ‘관례’라는 설명이다. 통계청은 가공식품에 대해 매달 10~20일 중순에 조사를 실시한다. 전체 물가통계는 매달 26~30일 예비조사를 실시하고, 월별 집계결과를 검토 및 분석을 거쳐 익월 발표한다. 이 시기를 피하면 집계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정부는 식품외식업계에 지속적으로 가격인상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물가 안정목표로 삼은 상승폭은 2.0%대다. 물론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연평균으로 계산한다. 업계가 익월로 인상시점을 미뤄봤자 단기적 효과에 그친다는 의미다. 하지만 업계는 정부로부터 당장 ‘찍혀봤자’ 좋을 게 없다고 토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물가가 지속됐던 정부 때도 비슷했다”며 “인상 시점을 미루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