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안서 ‘소망 종소리’ 퍼지길…소망교도소의 특별한 전시회

입력 2024-06-05 14:00
미술반 교육생인 재소자들이 지난달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에서 공동작품을 설치하고 있다. 소망교도소 제공

담 안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전시회가 열렸다. 재소자들은 직접 전시회 작품을 준비하며 반성과 거듭남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소망교도소(소장 김영식)는 오는 9월 25일까지 경기도 여주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전시회 ‘유승현 설치 도예가 초대전-소망의 종’을 개최한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한국교회가 함께 설립한 아시아 최초 민영 교정시설이다.

‘소망의 종’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수용자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오고 가는 주복도에 마련됐다. 세상과 단절된 공간이지만 문화환경을 통해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만들어 재소자들의 진정한 변화와 회복을 돕는다는 취지의 전시회다.

유승현 작가가 '소망의 종' 전시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망교도소 제공

전시회는 설치 도예가 유승현 작가의 초대전으로 마련된다. 유 작가는 한국왕실도자기 유인근 장인의 2세로 1996년 본격적인 흙 작업을 시작했다. 유 작가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듯한 ‘컨템포러리(현대) 도자예술’을 선보이는 유명 예술가다.

전시회에는 도자로 종을 형상화한 작품 등 2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재소자들과 공동 작업한 작품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유 작가와 미술반 교육생들이 공동 미술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완성한 작품에는 재소자들의 후회와 반성, 미안함과 감사 등의 주제가 담겼다.

작품 작업에 함께 참여한 재소자 A씨는 “미술반 교육생들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고, 이 작품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귀한 경험”이라며 “앞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시회 전경. 소망교도소 제공

유 작가는 “미술반 교육생들과 함께 작업하고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다”며 “문화예술을 통해 수형자들이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영식 소망교도소장은 “귀한 작품으로 담장 안 전시회에 참여해 주신 유승현 작가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