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안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전시회가 열렸다. 재소자들은 직접 전시회 작품을 준비하며 반성과 거듭남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소망교도소(소장 김영식)는 오는 9월 25일까지 경기도 여주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전시회 ‘유승현 설치 도예가 초대전-소망의 종’을 개최한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한국교회가 함께 설립한 아시아 최초 민영 교정시설이다.
‘소망의 종’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수용자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오고 가는 주복도에 마련됐다. 세상과 단절된 공간이지만 문화환경을 통해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만들어 재소자들의 진정한 변화와 회복을 돕는다는 취지의 전시회다.
전시회는 설치 도예가 유승현 작가의 초대전으로 마련된다. 유 작가는 한국왕실도자기 유인근 장인의 2세로 1996년 본격적인 흙 작업을 시작했다. 유 작가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듯한 ‘컨템포러리(현대) 도자예술’을 선보이는 유명 예술가다.
전시회에는 도자로 종을 형상화한 작품 등 2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재소자들과 공동 작업한 작품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유 작가와 미술반 교육생들이 공동 미술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완성한 작품에는 재소자들의 후회와 반성, 미안함과 감사 등의 주제가 담겼다.
작품 작업에 함께 참여한 재소자 A씨는 “미술반 교육생들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고, 이 작품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귀한 경험”이라며 “앞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 작가는 “미술반 교육생들과 함께 작업하고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다”며 “문화예술을 통해 수형자들이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영식 소망교도소장은 “귀한 작품으로 담장 안 전시회에 참여해 주신 유승현 작가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