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사과’ 계속…지난달 생활물가 3.1% 상승

입력 2024-06-04 09:23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에 머물렀지만 생활물가는 3.1%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은 안정세에 들어섰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2~3월 3%대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2%대로 내려왔다.

물가 안정을 가로막는 요인은 먹거리 가격과 유가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19.0%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 지수를 0.69% 포인트 끌어올렸다. 배(126.3%), 사과(80.4%) 등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된 영향이다.

이같은 농산물 가격 강세는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공급이 부족한 영향이다. 사과는 지난 3월(88.2%)과 4월(80.8%)에 이어 석 달 연속 8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 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였다.

식생활과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상승했다. 기상 여건이 나아지면서 신선 채소 상승률은 7.5%로 하락했지만 신선과실 상승률은 39.5%로 여전히 높았다. 가공식품도 2.0% 상승하면서 밥상물가 부담을 늘렸다.

지난달 상승했던 국제유가도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3.1%로 지난해 1월(4.1%) 이후로 가장 높았다.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도 3.1% 올랐다. 특히 식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상승하면서 밥상물가의 부담이 커졌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2% 상승해 물가 흐름 자체는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상승률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며 “석유류 가격과 기상 등 여러 불확실성 있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