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각투자업체 카사가 세 번째 부동산 매각에 성공했다. 연이은 공모 완판에 이어 1년 이상 된 공모 건물을 매각해 투자 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소액으로 공모를 시작해 회수까지 경험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사는 4일 여섯 번째 공모 건물이었던 TE물류센터 매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자총회를 열고 매각 여부를 결정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충남 천안에 있는 TE물류센터는 지난 2022년 6월 120억원 규모로 공모돼 23개월간 상장됐다. 최종 누적 수익률은 임대배당수익 8회를 포함해 9.72%(공모가 기준)를 기록했다.
카사는 국내 처음으로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선보인 업체다. 하나의 부동산을 다수의 디지털수익증권(DABS)으로 쪼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연간 수차례 공모 물건을 내놓을 뿐만 아니라 기존 부동산을 매각해 엑시트(투자금 회수)도 진행해 왔다. TE물류센터 이전에는 서울 소재 역삼 한국기술센터, 역삼 런던빌을 매각했다. 이 건물들에 대한 누적 수익률은 각각 12.24%, 14.76%였다.
십시일반 투자한 공모 건물이 잇따라 매각되면서 부동산 조각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의 대가로 임대배당뿐만 아니라 매각 차익까지 얻은 이들이 늘면서다. 기존 부동산을 처분한 조각투자업체는 또 새로운 부동산을 공모하며 투자자들에게 재선택을 받고 있다. 카사 관계자는 “최근 완판된 공모 물건을 보면 투자자의 절반 가량은 유경험자들”이라며 “공모부터 매각까지 선순환을 경험하면서 신뢰감을 더 느끼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부동산 조각투자업체들도 공모 자산의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조각투자의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투자자들에게 자금 회수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2호 상품까지 내놓은 펀블은 이미 지난해 4월 첫 공모 상품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1호를 매각했다. 연 환산 누적수익률은 10.59%였다. 가장 많은 부동산을 공모한 루센트블록은 연내 ‘1호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센트블록 관계자는 “투자자 수익적 가치 환원을 위해 공모 상품 다각화와 함께 매각 실현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현재 미술품·한우·음악저작권(IP) 등으로 나뉜 조각투자 시장에서 가장 흥행 비중이 높은 투자 자산이다. 올해만 해도 카사와 루센트블록이 내놓은 공모 건물이 잇따라 완판됐다. 카사는 신촌 그레인바운더리, 루센트블록은 성수 코오롱타워 상품을 내놓아 100% 공모에 성공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