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파는 1만원 안팎 가격대의 치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치솟으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치킨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BBQ는 4일부터 인기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인상했다. 앞서 BHC는 지난해 말 인기메뉴 뿌링클 가격을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올렸고, 굽네와 푸라닭 치킨은 지난달 대표 메뉴의 가격을 각각 1900원, 1000원씩 올렸다.
직장인 A씨(32)는 “주말마다 치킨에 맥주 한 잔 하는 게 낙이었는데 요즘은 치킨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편의점에 들러 치킨을 사거나 싼 통닭을 자주 사 먹는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3사는 치킨 델리 상품군을 강화해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델리코너 치킨 매출은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가 늘었다. 롯데마트 치킨 매출 역시 지난해 20.0%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5월에도 10.0% 증가했다.
대형마트 치킨은 가격 경쟁력에서 프랜차이즈를 앞선다. 이마트 델리코너에서는 단돈 9980원에 생생치킨과 순살치킨을 판매한다. 홈플러스 델리코너의 ‘당당 후라이드 치킨’은 6990원, ‘대짜 핫스파이시 후라이드 치킨’은 1만2990원으로 프랜차이즈 치킨의 반값 이하다.
대형마트는 종종 기존가보다 더 저렴한 행사가에 판매하기도 한다. 실제 롯데마트는 오는 5일까지 엘포인트(L.POINT) 회원 대상으로 ‘큰치킨’ 1마리당 40% 할인된 가격인 8994원에 판매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양계업체와 사전 계약해 닭고기를 매입하고, 빵가루, 식용유 같은 부자재도 대량 구매해 원가를 낮췄다”며 “델리코너 내부에서 직접 조리하고 판매해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비용, 광고비, 포장·배달비 같은 부대 비용을 최대한 절감했다”고 말했다.
동네 편의점도 치킨 판매처로 부상하고 있다. GS25의 치킨 매출은 올해 1∼5월 30.5%로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GS25는 자체 즉석 치킨 브랜드 ‘치킨25’를 통해 600g 순살치킨인 ‘쏜살치킨’을 1만1900원에 판매한다.
CU 편의점의 조각 치킨과 꼬치류는 평균 2000원대 중반이며, 한 마리 치킨 용량 자이언트 순살치킨은 8900원, 후라이드 치킨은 9900원이다. CU 치킨 매출 역시 2022년 35.6%, 작년 51.0%, 올해 1∼5월 46.5%로 각각 증가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계속되는 불경기와 요즘 소비자들의 큰 가격 민감성에 마트와 편의점의 치킨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