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075억원 규모의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조성한다. 이번 모태펀드 출자사업은 사상 처음으로 민간출자자(LP)를 정해 놓고 진행될 예정이다. 심사 과정에 민간LP 21곳이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출사표를 던지려는 운용사는 민간LP와 사업적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춰 펀드 운용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벤처투자(KVIC)에 따르면 ‘2024년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 계획을 지난달 31일 공고했다. 이는 정부와 대기업,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벤처모펀드다. 출자 규모는 모태펀드와 스타트업코리아펀드 민간LP 각각 2423억원, 3430억원이다.
출자사업은 초격차와 세컨더리 2개 분야로 나눠서 진행된다. 초격차는 모태펀드 2048억원, 민간LP 2880억원 등 총 4928억원을 출자한다. 결성 목표액은 6825억원이다. 주요 투자는 10대 초격차 분야 벤처스타트업 혹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선정된 기업이다.
세컨더리는 모태펀드 375억원, 민간LP 550억원으로 총 925억원을 출자해 125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구주, 결성일로부터 3년 이상 지난 블라인드형 벤처펀드 지분, 인수합병(M&A) 및 바이아웃 등을 위한 벤처스타트업 인수에 투자된다.
스타트업코리아펀드는 높은 출자비율과 민간LP 21곳이 출자에 참여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모태펀드, 민간LP 자금이 맞손을 잡아 펀드 출자 비율을 70%까지 높일 수 있다. 자펀드 운용사(GP)들은 펀드 결성 자금의 최소 30%만 모으면 돼, 고금리로 공동자금출자가 어려워진 상황에 놓인 운용사들의 펀드레이징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체적인 심사 방법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민간LP 21곳은 이번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에 공동으로 GP 평가 심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태펀드 출자사업 사상 처음이다. 통상 한국벤처투자가 매년 진행하는 모태펀드 정시출자 사업은 모태펀드에서 심사위원을 꾸려 평가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 GP 선정에 있어 민간LP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출자사업에 참여한 민간 LP 21곳은 IBK기업은행·KC·LG유플러스·NPC·노란우산공제·두원중공업·마팔하이테코·비바리퍼블리카·삼성생명·삼성화재·삼천리·신성델타테크·신한다이아몬드공업·종근당홀딩스·카카오모빌리티·한화토탈에너지스·효성·효성중공업·효성티앤씨·KB국민은행 등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