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마트에서 카트를 미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90세 남성을 위해 3억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해 고령까지 일했던 이 남성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은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무더운 루이지애나에 있는 식료품점에서 카트를 밀며 경제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90세의 미 공군 참전 용사에게 수천 명의 사람이 약 25만 달러(약 3억4000만원)를 기부했다. 이제 낯선 사람들의 관대함 덕분에 그가 원한다면 은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생활비가 급등하고 임금이 수년간 정체되면서 많은 사람이 저축을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평균 은퇴 연령을 훨씬 넘겨 일하는 미국인도 증가 중이다.
90대 딜런 매코믹은 지난달 뉴올리언스 교외의 한 카트에서 알바 중 전 지역 텔레비전 뉴스 앵커인 캐런 스웬슨 론키요의 눈에 띄었다.
매코믹의 생활비는 매달 약 2500달러(약 346만원)가 든다. 이 중 1100달러는 사회보장 제도로부터 받는다고 했다.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매코믹은 마트 주차장에 있는 카트를 밀고 있었다.
론키요는 “그는 몇 시간 동안 카트를 밀고 다닌다. 나는 그가 항상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본다고 말하는 단골들을 만났다”며 “어떤 사람들은 그를 돕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론키요는 누리꾼들에게 매코믹의 곤경을 알리고 은퇴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펀드미(GoFundMe)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온라인 캠페인은 곧 널리 퍼졌고 지난달 31일 저녁까지 약 5400명의 기부자가 23만3000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론키요는 모금 행사 페이지의 업데이트에서 매코믹에 대해 “만약 그가 계속 일하기로 선택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의 선택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90세의 노장은 더 이상 그의 테이블에 음식을 올려놓기 위해 세 자릿수 더위 속에서 쇼핑 카트를 밀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남기기로 선택한다면) 걸어서 출근할 필요가 없고, 대신 (승용차를) 탈 수도 있고, 차를 살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매코믹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론키요를 만난 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