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감돼도 괜찮지만, 대중은 받아들이지 못할 것”

입력 2024-06-03 06:05 수정 2024-06-03 06:06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뉴저지주에서 이종격투기 UFC 302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재판에서 자신이 수감되거나 가택 연금을 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대중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은 이번 판결을 옹호한 래리 호건 전 주지사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선거 캠페인 자금 지원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폭스앤프렌즈’에서 오는 7월 11일 선고 공판 때 징역이나 가택연금 결정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고, 나는 괜찮다(OK)”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변호인단에게 형량과 관련해 “아무것도 구걸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대중이 그것을 참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대중이 (그런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떤 지점에서 한계점(breaking point)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면 의회 폭동과 같은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아담 쉬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폭력에 대한 또 다른 위험한 호소”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바이든 대통령 측 비판에 대해 “나는 정반대다. 그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자신의 선고 공판을 공화당 전당대회(7월 15∼18일) 직전으로 잡은 것에 대해서도 “그것은 (정적들이 만든) 게임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나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매우 파괴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나의 복수는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해 적들에게 복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도 사법 시스템을 비난하며 적극적인 트럼프 방어에 나섰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은 평결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한 호건 전 주지사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고, 동의하지 않는다”며 “트럼프가 아니었다면 제기될 수 없는 재판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은 누구의 존경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메릴랜드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호건 전 주지사 선거 캠페인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고, “현시점에서 그는 공화당 내에서 그 어떤 존경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RNC는 당 후보 선거를 지원하는 중앙조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싸우지 않으면 ‘돈줄’을 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혼돈은 보수적 가치가 아니다.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하며, 우리가 가진 모든 무기를 동원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법치주의 안에서 그렇게 할 것”이라며 하원이 가진 감독 권한을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짐 조던 공화당 소속 하원 법사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검사 등을 비판하며 오는 13일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나는 푸틴과 잘 지냈다”면서도 “그를 조심해야 한다. 그를 지켜보고 있는데, 그는 지금 좋지 않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 세계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축이 형성됐다. 이란이 돌아왔고, 북한도 일정 부분 판에 돌아오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매우 잘 지냈다. 그를 꽤 잘 안다”며 “그는 매우 영리한 남자”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