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 냉전시대 전술의 부활”… 외신들 분석

입력 2024-06-03 04:49 수정 2024-06-03 04:51
대남 살포용 추정 풍선. 연합뉴스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에 대해서 외신들이 “큰 방해가 되진 않지만 불안을 유발한다”고 보도했다. 냉전 시대부터 이어져온 선전 전술의 ‘부활’이라고 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는 오물 풍선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것은 불안감을 불러일으켰지만 큰 지장(disruptive)을 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주 동안 북한의 행동은 심리전으로서의 ‘선전 풍선’이라는 냉전 시대 전술의 부활이었다”며 “이 풍선 공세는 한국 정부가 국경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수로 ‘공습’을 경고하면서 약간의 혼란과 대중의 불만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침착했고, 이번 일을 북한의 자극적이고 괴상한 도발극 정도로 취급했다”며 “사람들은 SNS에 나무, 농지, 도시의 길가에 쓰레기가 가득 찬 북한 풍선 사진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은 7년 만에 처음으로 시작된 북한의 풍선 공습은 (한국의) 보수 정부가 취하는 강경한 대북 정책에 대해 한국 내부의 분열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며 “북한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풀이했다.

북한이 이러한 도발을 하는 배경과 수십 년간 남북이 주고받은 ‘전단 살포’ 전쟁도 조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의 활동가들이 북한을 비방하는 전단을 실어 보내는 풍선에 북한은 오랫동안 분노해 왔다”며 “해당 풍선에는 때때로 현금과 쌀, 남한 드라마 시리즈가 든 USB 드라이브 등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AP도 “북한 주민 2600만명은 외국 뉴스를 거의 접하지 못하며, 북한은 이들에 대한 김정은의 절대적인 통제력을 저해하려는 외부의 어떤 시도에도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일 저녁 8시부터 남쪽으로 날리기 시작한 오물 풍선이 2일 오전 10시까지 600개 이상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개를 남쪽으로 날린 데 이어 전날 사흘 만에 살포를 재개한 것으로, 모두 합쳐 지금까지 총 900여개가 식별됐다.

이번에 살포한 풍선에도 지난번과 유사하게 담배꽁초, 폐지, 천 조각,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들어있다고 합참은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