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대선에서 할라 토마스도티르(56) 후보가 승리했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오는 8월 1일부터 아일랜드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통령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아이슬란드 공영 RUV방송에 따르면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이날 개표 완료 시점에서 34.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전직 총리인 카트린 야콥스도티르(48) 후보는 득표율 25.2%로 2위, 할라 흐룬트 로가도티르(43) 후보는 15.5%로 3위에 올랐다. 세 후보는 모두 여성이다.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2008년 미국 부동산발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살아남은 아이슬란드 투자사 오두르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였다.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 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이기도 했다.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2016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처음 도전해 낙선했지만, 27.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8년 만의 대권 재도전에서 아이슬란드의 관광 활성화, 인공지능(AI) 역할, 여성 역량 강화를 제시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의원내각제인 아이슬란드에서 실권은 집권당 당수인 총리에게 있고,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는 상징적 존재로 여겨진다. 현직 총리는 뱌르드니 베네딕트 독립당 대표다. 아이슬란드에서 대통령은 법률안을 거부하거나 국민투표를 부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성평등 지수가 높은 아이슬란드에서 여성 대통령 선출은 1980년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에 이어 두 번째다. 핀보가도티르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다. 핀보가도티르 전 대통령은 1996년까지 4연임했다.
2위 주자인 야콥스도티르 후보도 2017년부터 올해 초까지 총리를 지낸 여성 지도자다. 지난 4월 총리직에서 물러나 대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개표 과정에서 패배 쪽으로 기울자 토마스도티르 후보에게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