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일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정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광물 개발과 방위 산업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양국 정상은 북한 도발을 차단하기 위한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에도 각각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오찬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탄자니아와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협정이 조속히 체결돼 양국 간 교역 품목 다변화와 교역량 증대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산 대통령은 “더 많은 한국 기업이 탄자니아 경제 발전과 주민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개발 사업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K-팝, K-푸드, K-드라마 등을 인상 깊게 느끼면서 즐기고 있다”며 “이번 공식 방한이 탄자니아와 한국 간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핵심광물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탄자니아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광물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양국은 ‘청색경제 협력 MOU’도 맺고 해양수산 분야 협력 강화를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저녁에는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만찬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에티오피아가 6‧25 전쟁에 병력을 파병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체결한 ‘무역촉진프레임워크’가 양국 간 교역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아비 총리는 “한국이 그간 에티오피아의 전력망 구축, 도로 건설, 하천 정비 등 인프라 확충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교육 과학 분야의 인재 양성을 지원해 에티오피아의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는 4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한국 정부가 아프리카를 상대로 처음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다. 이 기간 총 48개국이 방한할 예정이며, 윤 대통령은 이중 25개국 정상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펼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과 젊은 인구, 그리고 한국의 혁신적 기술과 경제 성장 경험을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앞서 AF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첨단산업 제조 강국이지만 원료 광물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며 “핵심광물 관련 정보교류, 기술협력, 공동탐사 등 포괄적 협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중요성에 비해 양측 간 교역 규모는 한국의 총 교역 규모의 1.9%에 그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