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국내 증시 부진에 신저가 종목이 속출한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최근 6거래일 동안 3조6000억원을 넘게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를 판단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원에 육박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거래일(5월 24~31일) 동안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는 3조658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들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순매수액만 2조3279억원에 달한다. 전체 개인 순매수액의 약 64%다.
지난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전주인 지난 24일(19조5307억원)보다 2261억원 증가한 19조756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 잔고는 유가증권시장이 10조6082억원, 코스닥은 9조1485억원이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고객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빌려주는 주식 매수 자금이다. 잔고 증가는 빚내서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5월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지난 24일 종가 기준 2687.60에서 30일 2635.44로 한 주 사이 1.94% 하락했다. 지난 한 달간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도 360개에 달한다. 이중 코스피 종목은 99개로, 전체 코스피 상장 종목의 약 10%가 신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 대거 이탈 등으로 약 3% 하락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3조5556억원이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 행진이 종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5월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2조5823억원)인데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액(1조1674억원)을 감안하면 다른 종목에선 순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정부의 기업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가이드라인이 최종 확정되고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결과에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