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모녀 살인범’ 피 묻은 옷 입고 13시간 도주

입력 2024-05-31 14:44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흉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범행 직후 도주해 약 13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힌 그는 택시와 버스를 갈아타며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1일 오전 11시쯤 살해 혐의를 받는 박모(64)씨를 경찰서로 압송했다. 박씨는 범행 약 13시간 만인 이날 오전 7시45분쯤 서초구 남태령역 인근 길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검은색 모자에 마스크를 쓴 채 호송차에서 내린 박씨는 ‘우발적 범행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답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니다. 거기에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느냐’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 ‘피해자와 무슨 관계냐’ 등의 질문에는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박씨는 전날 오후 6시54분쯤 강남구 대치동 한 오피스텔에서 50대 여성 A씨와 그의 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이 발생한 오피스텔은 A씨의 사무실로 파악됐다.

박씨는 범행 직후 휴대전화를 끈 채 달아났다. 검거 장소인 남태령역까지 도주하는 과정에서 이동수단을 수차례 바꿨던 것으로 파악됐다. 택시에서 도중에 내려 버스로 갈아타거나 걷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혈흔이 묻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가 연인 사이였던 A씨의 이별 통보에 보복할 목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