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올해 1~5월 주요 사기 사건 2만7862건을 3935건으로 병합해 피의자 검거 가능성과 수사 효율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국수본은 31일 기존 ‘단건수사’ 체계에서 전국 사건의 범행 단서를 취합해 분석한 후 시도청 직접수사부서를 중심으로 집중 수사하는 ‘병합수사’ 체계로 전환해 사기범죄에 강력히 대응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금융범죄 3063건을 78건으로, 사이버사기 2만3628건을 3829건으로 병합했다.
그전까지는 경찰서에서 수사관별로 한정된 정보로 수사를 하다 보니 범인을 특정하거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사건이 장기화하거나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고 종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유사한 사건을 접수 관서별로 중복 수사해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이어지는 문제점도 있었다.
국수본은 병합수사로 범행 초기부터 신속한 집중수사가 가능해 범인 검거 확률이 증가하고 추가 피해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중복 수사 감소와 집중 수사를 통해 경찰서 개별 수사관들의 업무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다른 민생사건 처리 속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국수본 설명이다.
대구 형사기동대가 수사한 ‘골든 트라이앵글(라오스·미얀마·태국 접경지역) 거점 투자사기’ 사건은 병합수사로 성과를 낸 대표 사례다. 국수본은 “전국 각 경찰관서에서 311건을 나눠 중복 수사하던 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했더니 조직의 실체와 혐의가 명확해져 단기간에 총책 등 37명을 검거(19명 구속)하고 전원을 범죄단체조직죄로 법률을 적용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피싱범죄 관련 병합 체제도 구축했다. 피싱범죄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피해자에게 전화하는 조직과 피싱범죄에 사용되는 전화번호·계좌번호 등을 유통하는 조직에 대한 집중수사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수본은 전국에서 접수된 1171건의 사건을 분석해 28개 조직의 범죄로 분석을 마치고, 각 시도청에 이를 병합해 집중수사할 것을 지휘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범행 단서를 병합해 수사 성과를 낸 수사팀에게는 즉시 특진, 팀 특진 등 과감히 포상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 ‘범행 단서 분석 경진대회’ 개최를 통해 시도청의 범행 단서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병합수사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