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오사카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6개월간 세계 주요 15개 도시에서 가장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부동산연구소는 30일 공개한 ‘제22회 국제부동산가격지수’ 보고서에서 “도쿄와 오사카의 고급 맨션(아파트) 가격이 왕성한 수요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오사카의 경우 고액 물건에서 가격 상승률의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고 밝혔다.
일본부동산연구소는 1959년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부동산 감정평가와 컨설팅 사업을 영위하는 민간 업체다. 자체적으로 선정한 세계 주요 15개 도시의 주택‧사무실 매매가와 임대료를 근거로 매년 6개월마다 2차례씩 국제부동산가격지수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15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반영됐다. 이 보고서에서 도쿄와 오사카의 아파트값은 나란히 6개월 동안 1.5%씩 상승했다. 이는 15개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도쿄·오사카에 이어 싱가포르가 1.3%, 호주 시드니가 0.9%, 대만 타이베이가 0.7%, 미국 뉴욕이 0.3%, 서울이 0.1% 순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나머지 8개 도시의 아파트값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중국의 약세가 뚜렷했다. 15개 도시 중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이 2.0%로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고, 최대 도시인 상하이(0.6%)와 수도 베이징(0.5%)이 뒤를 이었다.
영국 런던과 베트남 호찌민의 아파트값 낙폭은 나란히 0.4%씩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태국 방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그나마 0.1%씩의 하락률로 선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오사카 아파트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가격 상승률에 대해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자가 늘었고, 저금리로 국내 부유층의 매매도 활발하다”며 “일본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일본부동산연구소는 다른 국가 도시의 아파트값 변동률에 대해 “뉴욕에서는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됐고, 런던에서는 실수요층의 매매 보류로 임대 주택 수급이 강해졌다.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시드니에서는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