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 구좌읍 종달리 용눈이오름 입구 공중화장실 붕괴사고가 습기와 노후화 등으로 인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화장실 바닥이 삭아서 무너졌다는 얘기다.
사고가 난 화장실은 2018년 설치된 가설건축물로 정화조를 땅에 묻고 경량 철골 위에 건축물을 얹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오름 주변은 하수관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약 2m 깊이로 화장실 바닥이 내려앉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고 당시 바닥 면으로 차오른 오물의 정체 등 자세한 사고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용눈이오름 입구에 있는 공중화장실은 전날 오후 3시11분쯤 바닥 일부가 내려앉았다.
당시 수학여행을 온 A군(19)이 화장실 칸에 갇혔다가 소방 당국에 구조됐다. A군은 오른쪽 엄지손가락에 찰과상을 입었지만 심각한 부상은 없어 구조 후 숙소로 돌아갔다.
바닥이 꺼질 때 화장실에 있던 다른 4명은 사고 직후 스스로 현장을 빠져나왔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화장실을 임시 폐쇄하고 인근에 있는 레일바이크업체 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이른 시일 내 사고가 발생한 화장실을 철거하고 새로운 화장실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 사고를 계기로 행정당국이 관리하는 가설 화장실에 대한 일제 점검에 들어갔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