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대통령실에 “이대로 강행된다면 대통령은 우리나라 의료계를 붕괴시킨 책임자로 손가락질 받게 될 것”이라며 “부디 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하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실 레드팀께: 의료개혁, 이대로 좋습니까’라는 제목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와의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했다.
교수들은 “의료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책을 수립할 때에는 현장의 의견을 묻고 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의료 파국은 정해진 미래”라고 비판했다.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도 한 번에 10% 미만의 증원이어야 제대로 된 의대 교육이 가능하다”며 “의대 정원을 일시에 50% 늘리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고 했다.
필수·지역의료 강화, 전공의 처우 개선 등 의료 개혁은 꼭 필요하지만 합의를 원칙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비대위는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해서는 ‘타협의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용기도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출범을 앞둔 22대 국회를 향해서도 국회 내 협의기구를 설치하는 등 행동에 나서 달라고 했다. 비대위는 “정책은 여야 합의를 거친 법안을 통해 합리적으로 추진되도록 해 달라”며 “협상과 합의에 따른 정책 수립이 어길 수 없는 원칙이 되도록 개입해 달라”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