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부부의날위원회 총재가 된 하충식(64·창원상남교회)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은 1995년부터 부부의날(5월 21일) 제정에 앞장선 인물이다. 초대 공동대표로 시작한 후 물심양면으로 위원회를 도왔으며 ‘2024 세계부부의날 국회기념식’에서 선정된 모범부부 20여쌍을 위한 상금도 후원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하 총재는 “부부관계 회복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열쇠”라며 “올해를 저출산 극복의 해로 삼고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내는 일에 이바지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 총재는 부부의날 모범부부들을 만나보니 공통된 점이 있다고 했다. “모범부부 중 남편들의 수상 소감을 들어보니 모두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내에게 고마워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부부간의 사랑이 우선돼야 아름다운 가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죠.”
산부인과 의사인 그는 주택·교육문제로 인한 저출산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바쁜 도시 환경일수록 아이를 낳기 힘들다는 것을 인식한 그는 ‘가정 친화적’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원한마음병원은 올해부터 아이를 낳은 직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한다. 2021년 출산 가정부터 소급적용해 현재까지 80여명의 직원이 혜택을 받았다. 이밖에도 가족 수당은 2배, 한부모가정 수당은 6배로 올렸고 이른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여성 직원을 위한 실내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최대한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아이가 있는 여성을 내 동생이나 누나로 생각하라고 항상 강조합니다. 이런 작은 배려에서부터 ‘아이를 낳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 거니까요.”
다음세대를 ‘이 시대의 희망이자 행복’이라고 강조하는 하 총재는 소외된 어린이를 위한 사역도 오랜 기간 해왔다. 1994년부터 지역 보육시설과 탈북민·다문화가정 아동을 초청하는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열고 있는 것이다. 경남 마산로봇랜드와 대구이월드에서 아이들에게 멋진 하루를 선사하는 이 행사에는 30년 동안 20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결국 그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부모와 가정’이기에 가정을 온전하게 만드는 일에 더 매진할 예정이다.
“‘행복한 부부, 건강한 가정, 밝은 사회’를 만드는 게 위원회의 목표입니다. 청년들이 결혼해 아름다운 부부가 되고 좋은 부모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격려하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