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갖춰야 할 기본 자세이자 대화의 필수 조건이지만 이를 제대로 갖추긴 쉽지 않다. 가정 학교 직장 등 일상생활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주된 원인으로 ‘경청 부족으로 인한 소통 부재’가 자주 꼽히는 이유다.
미국 복음연합(TGC)에서 최근 이에 대한 처방을 공개했다. 블레이크 글로슨 일리노이주 채플스트리트교회 목사가 기고한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12가지 쉬운 방법’이다. 글로슨 목사는 “경청은 한 사람의 고정된 특성이 아닌 습관이다. 대부분 사람은 연습을 거쳐 능숙한 경청자가 될 수 있다”며 “경청은 사랑을 외치는 가장 조용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예수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고 말씀했다”며 “이를 대화에 적용하면 ‘너희가 서로 들으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2가지 방법 중 그가 가장 먼저 제시한 건 ‘대화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다. 눈빛으로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이란 비언어적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서다. 상대에게 ‘얼굴을 향하는 것’이나 대화 중 ‘미소 짓기’, ‘짧은 감탄사 등을 활용해 호응하기’도 같은 맥락의 조언이다.
대화 중엔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다. 휴대전화의 유무가 대화의 집중도에 영향을 미쳐서다. 이와 함께 ‘경청을 위한 시간을 따로 확보하는 것’ 또한 효과적이다. 글로슨 목사는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면 ‘지금은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정 날짜와 시간에 다시 연락해도 될까요’라고 제안하라”고 권했다.
원활한 대화를 위해 ‘호감 가는 질문’과 ‘명확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긴요하다. 상대의 가족이나 직업, 여가와 지식, 영성 등의 주제가 담긴 질문으로 말문을 터보라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건 상대의 답변에 근거해 ‘질문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방금 말씀한 OO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지금 주신 말씀은 OO라는 의미인가요’가 그가 제시한 ‘명확한 질문’의 대표 사례다. 다만 ‘상대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건’ 금물이다. 글로슨 목사는 “몇 초간 들은 뒤 자기 생각을 말할 차례를 기다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라며 “답하려는 본능에 저항할 때 당신은 대화에서 상대에 대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대화의 주요 내용을 적어둘 것’과 상대의 관심사나 주요 행사 등에 ‘추후 반응을 보일 것’(Follow up), ‘기도할 것’을 제시했다. 글로슨 목사는 “기념일이나 관심사, 기도 요청 등 대화에서 중요했던 부분을 메모해두면 이후 의사소통에 있어 효과적”이라며 “경청을 위해 대화 전 기도하는 것도 잊지 말라. 당신의 마음가짐도 바르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님께 영광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