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의 추가적인 생산 거점으로 일본이나 미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닛케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내 증산에 더해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경우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제조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아시아의 미래’ 포럼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HBM을 생산할 수 있는 거점 지역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일본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최 회장은 “AI 전용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분야 제조에서 일본 공급망과 협력을 빠뜨릴 수 없다”며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의 제조장치·재료 제조업체와 협업과 투자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연구개발(R&D) 시설 설립, 일본 기업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2018년 4조원을 간접 투자한 일본 키오시아에 대해선 “투자자로서 키오시아의 성장을 바라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더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