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주문 몰려드는 SK하이닉스… 최태원 “日서 생산시설 설립 검토”

입력 2024-05-24 13:43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3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 포럼에서 니나미 다케시 산토리홀딩스 사장과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의 추가적인 생산 거점으로 일본이나 미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닛케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내 증산에 더해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경우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제조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아시아의 미래’ 포럼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HBM을 생산할 수 있는 거점 지역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일본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최 회장은 “AI 전용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분야 제조에서 일본 공급망과 협력을 빠뜨릴 수 없다”며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의 제조장치·재료 제조업체와 협업과 투자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연구개발(R&D) 시설 설립, 일본 기업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2018년 4조원을 간접 투자한 일본 키오시아에 대해선 “투자자로서 키오시아의 성장을 바라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더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