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도체 26조 지원… 기업 ‘괜찮다’ 체감토록 금리도 초점 두라”

입력 2024-05-23 16:17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금융, 인프라, 연구‧개발(R&D)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지원까지 아우르는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장 신축과 라인 증설 등 설비투자에 큰 자금을 쓰는 기업을 위해 유동성을 지원하고 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골자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반도체 산업은 민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경제를 도약시키는 토대”라며 “국가가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에 17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신설하고, 올해 일몰되는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시간이 곧 보조금”이라며 “전기, 용수, 도로 등 인프라를 빠른 속도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1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유망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 반도체 기업 금융지원과 관련해 “액수의 총량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괜찮다’고 체감할 수 있도록 금리 조건에도 초점을 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은 ‘기업 입장에서 실제 좋은 지원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산업단지 개발계획 수립 뒤 착공까지 통상 7년이 걸리는데,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용인 국가산단은 이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신속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며 “국토부 설명이 알기 쉽고 설득력 있게 들린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며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약자 복지비용을 빼앗아 대기업을 지원한다고 주장한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 수익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늘어나 세수가 더 크게 늘면, 더 두터운 복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