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아일랜드 스페인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선언에 이스라엘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이슬람 3대 성지인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경내를 전격 방문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극우성향 정치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성명조차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르웨이 아일랜드 스페인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건 살인자에게 상을 주는 일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알아크사 사원은 오직 이스라엘에만 속한다”는 도발에 이어 “하마스를 무너뜨리려면 가자지구로 가는 연료 공급을 끊고 인도적 지원도 제한해야 한다”는 무력 동원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날 그가 방문한 동예루살렘 성지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공통 성지인 이곳에선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경찰 간 충돌도 반복됐다.
성지는 이스라엘이 점령했지만, 동예루살렘 성전산은 이슬람 종교기관 ‘와크프’가 맡고 있다. 성전산에선 오직 이슬람교도만 기도할 수 있고 유대인들에겐 성전산 밖에 있는 통곡의 벽에서만 기도와 예배가 허용된다. 종교적·정치적 도발로 해석될 우려가 있어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은 방문을 꺼리고 있지만, 벤 그비르 장관은 2022년 12월 취임 이듬해부터 매년 이곳을 찾고 있다.
노르웨이 아일랜드 스페인은 오는 28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로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휴전을 유도하기 위한 공동 행동으로, 이·팔 양국이 상호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고 평화를 모색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실행 의지로도 풀이된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