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위치정보가 취약한 등산로 등 숲길에 도로명을 부여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위급상황 시 구조·구호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제1차 주소정보 활용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민 생활안전을 위해 숲길·산책로 등에 도로명을 부여해 촘촘한 주소정보 확충을 추진 중이다. 도로명 주소가 없는 산악·해안 등 비거주지역에는 국가지점번호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지점번호 제도는 격자식·좌표식으로 위치정보를 표시해 짧은 시간에 기억하거나 음성으로 전달하기 어려워 활용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이에 시는 관련기관 및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주소정보위원회를 열고 시민의 이용도가 높은 문학산 등산로 구간(수인선 송도역∼선학동 법주사 인근 5㎞)에 도로명 ‘문학산에움길’ 부여를 심의·고시했다. 에움길은 ‘굽은 길’ 또는 ‘에워서 돌아가는 길’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이번 도로명 부여로 문학산 등산로 주변의 쉼터나 시설물에 주소 부여가 가능할 뿐 아니라 숲길 보행자 경로 안내 등 주소기반 위치정보 서비스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시는 100m 간격으로 위치정보가 표기된 주소정보 시설을 설치하고 관련 데이터를 주소정보누리집를 통해 공공·민간에 제공,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 중 관할자치구인 미추홀구, 연수구와 각 경찰서 및 소방서 관계자 회의를 열어 기관별로 다르게 표시하는 위치정보를 도로명주소 기반으로 일원화하고 주소정보시설 설치 및 활용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석진규 시 토지정보과장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숲길, 산책로 등에도 도로명 부여를 확대하고 촘촘한 주소정보를 구축해 시민 생활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번 문학산등산로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계양산, 마니산 등 10곳의 등산로 도로명 부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