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의 이름이 붙은 경북 김천의 ‘김호중 소리길’을 두고 시민들의 철거 요청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김천시가 소리길 철거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일부 시민은 “범죄자의 길이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22일 김천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전날 하루 사이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요청하는 민원 글이 12개 올라왔다. 시민 박모씨는 “음주운전한 것 자체가 이미 범법을 인정한 것이고, 개인의 의사든 아니든 운전자 바꿔치기에 가담한 것 역시 사실인데 행정의 연속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유지를 하겠다니”라며 김천시청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시민 윤모씨도 “김천에서 고등학교밖에 안 나온 김호중 소리길을 만든 것도 웃을 일인데 음주운전 거짓말에 놀아나겠다는 겁니까”라며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짓말부터 배웠고 유명 가수로서 법을 위반했으면 대가를 치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전국적으로 더 쪽팔리기 전에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박모씨는 “범죄자 소리길이냐”며 “청소년들 교육이나 일반 사람들 정서에도 반하는 이런 범죄자 길은 조속히 철거해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양모씨는 “이미 범죄를 시인했고 매사가 김천시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사람”이라며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라고 한탄했다.
유모씨는 “스스로 파렴치의 대명사가 돼버린 김호중은 더 이상 김천의 자랑이 아니고 수치다”며 “김호중 소리길의 즉각 철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김천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김호중씨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시에서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며 “행정에 연속성이 있어야 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만약 철거해야 한다면 공청회를 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호중 소리길’은 김천시가 2021년 2억원을 들여 김씨가 졸업한 김천예술고등학교에서부터 연화지까지의 골목에 조성한 관광 특화 거리다. 이 길은 김씨 팬카페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꾸며졌다. 조형물, 벽화 거리, 포토존 등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 최소 10만명이 이 길을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