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관한 시장 전망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이더리움은 오는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ETF 승인 결정을 앞두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이더리움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8.10% 급등한 3673.34달러(약 500만원)에 거래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상장되면 대규모 기관 자금이 유입돼 이더리움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을 끌어 올린 것은 블룸버그통신 소속 ETF 연구원 에릭 발추나스의 짧은 글이다. 발추나스 연구원은 이날 오전 4시쯤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미국 SEC가 입장을 180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더리움 ETF 승인 확률을 25%에서 75%로 높인다”고 말했다. 그의 X 계정의 팔로워는 28만명이 넘는다. SEC가 각 운용사에 수정된 심사 요청 서류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승인 가능성을 높인 근거로 작용했다.
미 SEC는 반에크와 비트와이즈 등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에 관한 결정을 23일 한다. 발추나스 연구원이 X에 쓴 글 영향에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도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6.17% 올라 7만1221.21달러(약 9700만원)에 거래됐다.
발추나스 연구원이 X 계정에 글을 남기기 전까지 이더리움 가격은 3월 12일 1개당 4000달러를 기록한 이후 조정을 받아왔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부정적으로 전망해서다. 이날 이더리움 ETF 승인 확률을 상향한 발추나스 연구원도 지난 3월에는 승인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더리움을 필두로 암호화폐 가격이 들썩이면서 국내 관련 테마주들도 급등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대성창투는 상한가(30.00%)로 치솟았고 우리기술투자(12.00%)와 한화투자증권(5.14%)도 급등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SEC가 아직 이더리움의 증권성 여부를 정확하게 판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SEC가) 현물 ETF 승인에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