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에서 은퇴한 교단의 장로들이 문 닫을 위기의 교회를 돕기 위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원로장로회 전국연합회(원로장로회·회장 김태진 장로)가 ‘비전교회 살리기 선교기금’ 1억원을 교단에 전달했다.
원로장로회는 21~22일 강원도 홍천군 소노호텔&리조트에서 2024 원로장로부부 영성 수련회를 열었다. 21일 열린 개회예배에서 전달식이 진행됐다. 1억원의 선교기금은 11개 연회 감독과 원로장로회 연회 회장의 추천을 받아 100개 교회에 각각 100만원씩 전달될 예정이다. 감리교단에서 평신도 단체가 어려운 교회를 돕기 위해 선교기금을 모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진 회장은 “코로나 3년을 지나며 약 80%의 교회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감리교회는 전국적으로 202개 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비록 육체는 쇠하고 정신은 혼미해가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천국에 소망을 두고 살아온 원로로서 인생의 마지막 소명이 하나님의 교회를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뜻을 모았다”고 취지를 밝혔다.
70세 이상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회원이 많지만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까지 십시일반으로 기부에 참여했다. 김 회장은 “좋은 뜻에 동참한다며 100만원을 보내주시고 1주일 후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분도 계시다”며 “어떤 장로님은 은행 업무가 서툴러 100만원을 사무실까지 들고 오시기도 했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이어 “이 적은 기금이 하나님의 교회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어 하나님의 나라가 더 크게 확장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원로장로부부 영성 수련회는 2년마다 열리는 기감 은퇴 장로들의 최대 행사다. 올해는 전국에서 모인 400여명의 원로장로 부부가 참여했다. 1박 2일 동안 예배와 건강특강 영성 집회 등이 이어진다. 장경동(대전 중문침례교회) 장학일(예수마을교회) 목사 등이 말씀을 전하고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연세대 겸임교수의 콘서트가 진행된다. 개회 예배 설교를 전한 이철 감독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절망할 때 기도로 소망을 주는 장로님 되어 주길 바란다”며 “기도는 후대에 줄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홍천=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