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원(36)씨는 남편 정명수(39)씨와 2022년 8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이들이 부부가 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부모님의 반대와 주변의 만류, 지인들의 걱정과 우려가 뒤따랐다. 이렇게까지 결혼을 말렸던 이유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정씨가 선천적 전맹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전맹 시각장애는 사물의 윤곽은 물론 희미한 빛조차도 인지하지 못하는 장애다.
정씨는 신생아 때 인큐베이터에서 과도한 빛에 노출돼 시신경이 파괴됐다. 재즈피아니스트인 정씨의 불안정한 수입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결국, 이들의 진심을 알아준 부모는 결혼을 허락했다. 부부는 지난해 3월 첫 딸을 품에 안았다.
김씨는 2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결혼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쁜 일을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은 사람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매일 기도로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와 가정은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신 공동체”라며 “결혼은 큰 희생과 포기가 뒤따르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부부의날(5월 21일)이 30주년을 맞았다. 권재도 목사는 1995년 어린이날 텔레비전을 보던 중 한 아동시설의 초등학생이 “우리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거요”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 사역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둘(2)이 하나(1) 된다는 의미를 담아 5월 21일을 부부의날로 정하고 건강한 부부와 가정을 세우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2007년에는 국가기념일로 제정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세계 최초로 부부의날을 만든 권 목사는 행복한 결혼생활 비결로 ‘오대약’을 강조했다. 오대약은 인내·기쁨·취미 공유·사랑 표현·칭찬의 약을 줄인 말이다. 권 목사는 “부부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 위해선 한쪽 배우자의 일방적인 노력이 아니라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면서 “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국가를 세우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또 업데이트된 부부생활 십계명도 소개했다.
<부부생활 십계명>
1. 인내하며 다툼을 피해요. |
2. 서로 칭찬해요. |
3. 웃음과 여유를 갖고 대해요. |
4. 서로 기뻐할 일을 만들어요. |
5.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요. |
6. 같이 즐기는 오락이나 취미를 만들어요. |
7. 폭력·음주·흡연·컴퓨터 게임 등을 자제해요. |
8. 나만의 부부싸움 극복비결을 익혀요. |
9. 서로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요.(경제적, 심리적 독립) |
10. 기념일(결혼기념일, 부부의날 등)을 잘 지켜요. |
권 목사는 최근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미만) 대책 해법은 이미 성경에 답이 나와 있다고 했다. 그는 “창세기와 마태복음에 출산에 관한 구절이 수차례 등장한다”며 “정부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비성경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세계부부의날위원회(대표 권재도 목사)는 오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24 세계부부의날 국회기념식 및 저출산 극복의 해 선포식’을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올해의 신혼부부상, 올해의 다산부부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 부부에게 부부상이 주어질 예정이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