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이룬 우승.” 54세의 골퍼 최경주(SK텔레콤) 선수가 KPGA 100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신앙 간증에 버금가는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최 선수는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KPGA 최고령 우승이자 KPGA 통산 17승의 기록을 세웠다. 이날 최 선수는 4라운드에서 보기 5개 버디 2개로 3오버파 74타를 치고 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박상현 선수와 동타를 이뤘다. 이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최 선수가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개울에 빠지지 않고 작은 섬 위에 떨어졌다. 최 선수는 이 장면에 대해 “샷이 물에 들어가지 않고 살아 있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없다”며 “하나님이 저를 도와주신 것 같다”고 회상했다. 공이 개울에 빠지지 않은 덕에 최 선수는 벌타를 받지 않고 세 번째 샷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2번째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우승 직후 최 선수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승”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금껏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498경기를 출전한 최 선수는 앞으로 2경기를 더 채워 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최 선수는 1993년 아내의 전도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고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에게 세례를 받았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신앙생활을 이어왔다. 2002년 PGA 투어 컴팩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상금의 10%를 국내 자선단체와 미국 현지의 교회에 기부한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2008년에는 골프 꿈나무 지원과 이웃돕기를 위한 비영리 민간단체 최경주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