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한복판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본뜬 모형 폭죽을 판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9일 평양 화성지구의 ‘창광 불꽃놀잇감 상점’에서 총 9만여점의 불꽃놀잇감 2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점 종업원은 “화성포 모형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새 형태의 불꽃놀잇감을 위주로 준비했다”며 “그중에서 불꽃잠자리, 불꽃팽이는 우리 어린이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중앙TV 카메라에 잡힌 폭죽은 검은색의 길쭉한 미사일 형태로, 탄두부는 화성-17형처럼 흰색과 검은색의 격자무늬로 칠한 모습이다. 대량살상무기(WMD)인 ICBM을 형상화한 제품이지만 다른 어린이용 장난감과 나란히 전시돼 있어 이질감을 자아냈다.
북한은 화성-17형을 오마주한 ‘굿즈’를 생산하고 이를 대외에 노출하며 ICBM 발사 성공에 대한 큰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내 리설주 여사는 지난해 2월 건군절 75주년 기념연회에 ‘ICBM 목걸이’를 착용했고, 지난해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기념 미술전시회와 태양절(김일성 생일) 경축 중앙미술전시회에도 화성-17형 ICBM 작품이 대거 등장했다.
화성-17형은 먼저 개발된 ‘화성-15형’에 비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사거리가 1만5000여㎞에 이르러 정상각도 발사가 성공한다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22년 2월, 3월, 5월, 11월 등 잇따라 최신 ICBM 화성-17형을 발사했다. 가장 최근 발사는 지난해 3월 16일이었다. 당시 북한은 화성-17형이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하며 “신뢰성이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