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단위로 승격된 지 25년 만에 이름을 바꾼 국가유산청이 첫발을 디뎠다. 최응천 기존 문화재청장이 초대 청장을 맡았다.
정부는 17일 최 청장을 국가유산청장에 임명했다. 불교미술 전문가인 최 청장은 2022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래 줄곧 문화재청장을 지내왔다.
국가유산청 출범은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날부로 시행된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른 것이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이래 통용돼 온 ‘문화재’ 개념을 ‘국가유산’으로 바꾸고 행정 체계를 이에 맞추는 작업의 일환이다.
정부가 국가유산청 설립과 함께 내놓은 큰 틀의 방향성은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까지 포괄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엔 이미 지정된 문화재를 지켜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론 자연유산과 무형유산, 아직 지정되지 않은 미래유산까지 두루 살핀다는 취지다.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출범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역시 같은 지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유산을 세계에 널리 전하고 알리며 80억 세계인과 교감을 통해 대한민국을 명실상부 글로벌 문화 중추 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그 자체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인 국가유산을 우리 사회 발전의 동력이자, 국민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문화 자산으로 만들어가겠다”고도 강조했다.
행사장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최종수 성균관장 등 700여명이 자리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도중 국가유산 보호에 힘썼던 간송 전형필 선생과 차일혁 경무관의 후손도 참석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