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의 오찬에 참석했다. 김 여사가 공식 일정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방문 귀국 이후 153일 만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 공식 오찬에 양국 내외분이 함께 참석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김 여사는) 직전에는 마넷 총리 부인과 별도로 친교 환담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김 여사의 오찬 참석 사실을 사전에 공지했다. 오후에는 김 여사가 회색 자켓과 짙은 남색 치마 차림으로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마넷 총리는 정상회담 말미에 “김 여사의 따뜻한 지원을 여전히 기억한다. 대한민국의 친절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여사는 2022년 11월 캄보디아 방문 때 심장질환이 있던 14세 소년 옥 로타를 만나 지원 방안을 고심했고, 이후 로타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마넷 총리는 오찬에서 김 여사에게도 직접 감사를 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수술을 잘 마친 로타가 건강하게 뛰어놀라는 뜻에서 축구공을 선물했는데 그간 축구 실력이 늘었는지 궁금하다”고 안부를 물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해 1월 로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손흥민의 사인이 적힌 축구공을 선물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오찬 후 로타의 심장 수술을 도운 서울아산병원 박승일 원장과 최재원 교수를 마넷 총리 부부에게 소개했다.
대통령실은 한·중·일 정상회의 등 이달 말부터 외교 일정이 연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김 여사의 공식 활동 재개 시점을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외국 정상 공식 일정에는 여사가 계속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날은) 양측 정부가 ‘공식 오찬에 배우자가 함께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의해 추가된 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달 루마니아 대통령 방문, 앙골라 대통령 방문 때에도 정상 부인들과 친교 환담 시간을 가졌으나 비공개 일정들이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