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매우 마땅하다”며 개헌 찬성 입장을 밝혔다.
황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획을 그은 5월 정신 그 자체가 헌법 정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5·18 정신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과 성취를 떠받치고 있는 보편적 가치 중 하나”라며 “제반 여건이 무르익으면 여야간 초당적 협의를 토대로 개헌을 통해 반드시 담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발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개헌 때 헌법 전문에 올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는 어떠한 발언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자유와 인권의 5·18 정신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개헌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스타트가 될 수 없다. 원내에서 큰 틀의 연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틀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원포인트 개헌으로 할 수 있는지는 여야 원내 전체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21대 국회에서 개헌 문제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지만 여권이 미온적으로 대응해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린 민주당이 국면전환용으로 개헌 카드를 꺼냈다고 보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찬성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22대 국회에선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만나 “22대 국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22대 국회 당선인 100여명은 오는 18일 광주 국립5·18묘지에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1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전야제 행사와 기념식에 모두 참석한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